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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민주주의가 없는 자유주의도 논의된 역사가 깊다. 잘 알려져 있듯이 초기의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와 결합되지 않은 사상이었으며 오히려 상당수의 초기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자유주의적 가치의 보호를 위해 민주주의를 거부해야, 혹은 적어도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지적, 경제적 능력이 없는 대중에게 주권이 주어지면 그 주권을 사용해서 스스로의 자유를 파괴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대 자유주의의 시조로 꼽히는 존 스튜어트 밀도 비슷한 취지의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사실 '자유'라는 말은 겉보기에는 쉽고 이견의 여지가 없는 개념처럼 보이지만, 실은 어디까지를 자유에 포함시킬 것인지의 문제에서는 수없이 많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는 암묵적으로 당연히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한 생각을 전제하고, 그 규칙에서 벗어나는 행동에 대한 제한이나 처벌은 자유의 침해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비유하자면, 빨간 불에 길을 건너는 사람을 경찰이 제재했다고 해서 그것을 두고 "시민의 이동권을 제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상의 초기 발전사는 이 '규칙'을 어디까지로 정해야 할 것인지를 둘러싼 투쟁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초기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오늘날에는 "적극적 자유(liberty)"로 여겨지는)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없더라도 '자유'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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