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밝아서 나쁜 빛, 삶을 위협하는 빛공해

 

 

 

 

밤이 낮처럼 밝아서 생기는 환경오염, 빛공해

 

 

환경오염 중 하나인 빛공해는 ‘지나친 인공 불빛으로 밤이 낮처럼 밝아서 생기는 공해’를 뜻한다. 2013년 처음 공포된「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 제2조제1호에는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과도한 빛 또는 비추고자 하는 조명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이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광(光)공해’라고도 불리는 빛공해는 산업화가 고도로 발전되면서 발생한 부작용 중 하나이며 인구가 밀집된 곳일수록 심각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빛공해로는 창문 등을 통해 생활공간에 침범하는 ‘침입광’, 순간적으로 강한 빛에 노출되는 ‘눈부심’, 과도한 조명 사용으로 불편함을 주는 ‘군집 빛’ 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실외 조명은 가로등이지만, 빛공해는 건물, 차량, 광고, 스포츠 시설 및 기타 여러 다양한 장소에서 발생한다. 또한 불필요한 빛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하며, 전력 생산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질 수 있다.

 

 

 

 

 

 

 

 

 

빛공해로 인해 사라질 밤하늘의 별

 

 

 

도시의 밤이 아름다운 것은 빛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의 크리스토퍼 키바 박사 연구팀은 “8년마다 밤하늘의 밝기가 2배씩 밝아지는 것과 같다”며 이런 속도라면 2040년에는 별의 60%가 인공조명에 가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백열전구보다 적은 전력으로 더 많은 빛을 내는 LED 조명기기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키바 박사 연구팀의 주장이다. 실제로 2020년 이후부터 많은 실외 조명이 LED로 대체되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교체된 LED 조명은 기존보다 높은 발광효율로 더 밝고 오래가는 빛을 내뿜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빛공해가 심각한 우리나라

 

 

 

미국, 이탈리아, 독일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전 세계 빛공해 실태를 분석해 발표한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80% 이상이 빛공해 속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우리나라는 국토 전체 89.4%가 빛공해 지역으로, G20개국(세계 주요 20개국을 회원으로 하는 국제기구) 가운데 90.3%인 이탈리아 다음으로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서울시 빛공해 환경영향평가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강남구의 옥외광고물 허가 수량은 허용기준보다 16배 높은 수치로 측정됐으며, 중구와 종로구 역시 허용 기준보다 17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빛공해를 막기 위해 2013년 처음 발의한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2023년 공포하고 시행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조명환경관리 구역에서 허용되는 공간 조명과 광고 조명이 비추는 밝기 정도는 보존·자연 녹지·생산·주거지역에서 최댓값이 10럭스(L u x)를 초과할 수 없고, 상업·공업지역은 25럭스까지 허용된다. 광고 조명의 조명원이 빛나는 정도는 보전 및 자연녹지에서 50럭스, 상업·공업지역은 1,000럭스까지 가능하다. 이를 위반할 시 1회 30만 원, 3회 이상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조명시설 사용중지나 사용제한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빛공해 사람과 동식물 모두의 생명을 위협

 

 

 

빛공해에 주기적으로 노출이 되면 우리 몸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생체 리듬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약 50%가량 감소돼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체력 회복 및 감정 조절도 힘들어진다. 어린아이는 성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여성은 유방암, 남성은 전립선암 발생률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동·식물도 빛공해로 인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대부분 동물은 번식 능력이 저하되고, 양서류나 파충류는 먹이를 찾지 못하거나 산란장소를 상실해 개체 수 감소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달빛이나 별빛을 보고 이동하는 철새는 고층 건물의 불빛에 이끌려 장애물에 부딪쳐 죽기도 하고, 달빛을 나침반 삼아 움직이는 새끼 바다거북이는 해변의 조명 밝기 때문에 방향을 잃고 이동하다가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물속 동물성 플랑크톤이 성장하지 못해 녹조류가 급증하고 수질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식물 역시 호흡량 교란으로 생장에 방해를 받는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야간 빛공해에 의해 개화 시기가 빨라지거나 늦어져 벼, 보리, 밀, 시금치, 콩, 들깨 등의 수확량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빛공해 현황 및 정책

 

 

 

 

미국은 1972년 애리조나주를 시작으로 100개 넘는 도시에서 관련 법규와 조례가 시행되고 있다. 애리조나주는 옥외조명의 정도에 따라 전등갓을 씌우도록 규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구역 성격에 따라 조도와 조명 시간을 제한하고, 전등갓을 씌우는 방법, 사용 램프의 규정 등 기술적 규제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감대책까지 세워놓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과반수의 국민들이 빛공해의 원인을 광고판으로 지목해 2013년 7월 1일부터 모든 광고판 조명을 새벽 1~6시까지 소등하도록 법률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영국은 환경법에 따라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빛공해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해당 지자체는 시정명령 조치를 해야 한다. 불이행 시 최고 5만 파운드(한화 약 8,323만 원)의 벌금이 부과되며, 사람의 건강과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빛공해 연구소를 설립했다.

 

 

호주는 환경보호법을 제정해 지나친 조명으로 인한 빛공해를 불법행위로 간주해 관리하고 있으며

 

 

일본은 1989년 오카야마 현에서 빛공해 방지 조례가 최초로 제정됐다. 이후 각 지역에서 빛공해 관련 조례들이 생겼고, 1998년에 일본 환경성에서 대책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빛공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❶ 하루에 빛에 노출되는 시간은 10시간 이상. 심야시간(자정~5시)에는 노출 저감이 필수!
❷ 수면 시 침실의 방을 어둡게 하기 위해 조명, TV, 컴퓨터 전원 끄기
❸ 외부 옥외조명으로 인한 침입광 예방을 위해 커튼, 블라인드 설치하기
❹ 한밤중에 사용할 수 있는 실내공간(욕실 등)은 주황색 또는 노란색 계열 조명으로 설치하기
❺ 잠들기 1시간 전부터 TV시청 및 스마트폰 사용 금